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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란전 결말, 러브라인 그리고 진시황제 / 오근언 섭원

G_Drama

by 초얌_ 2022. 1. 19.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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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그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출연 배우 이름을 검색해보고, 그시대에 대해 알아보기도 한다. 한드를 볼 때보다 중드를 볼 때 이러한 '검색병'이 더 심해지는데, 중드 보는 재미 중 하나가 이렇게 검색을 통해 발견하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꽤 긴 호흡으로 진행된 드라마 <호란전>을 다보았을 때도 그랬다. 반복되는 이야기에 지루함을 느끼고, 답답함을 느끼고 그래도 중간에 시청을 포기하고 다른 드라마로 눈을 돌리기도 했는데. 돌고 돌아 다시 보게된 <호란전>은 끝나고 난 뒤 더 많은 재미를 안겨주었다. 역사를 다시 점검하면서 드라마를 정리하는 재미랄까.

 


이호란 / 오근언



<호란전>을 보기 시작하면서 알게된 배우, 오근언. 오근언을 검색할 때 <연희공략>이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을 보고 <호란전>을 보고 난 뒤에 <연희공략>을 봐야지 다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호란전>과 <연희공략>을 동시에 시청하게 되었고, 그럴수록 오근언이라는 배우에 더 빠져들게 됐다.

사람들은 그의 연기력에 대해 '안좋은 평'을 내놓았다. 사실, 중국어를 모르니까 (..) 이 상황에서 어떤 억약으로 어떤식으로 대사를 처리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보다도 연기평이 안좋은 건 한결같은 표정 때문이라는데, 나는 그것 역시 캐릭터로 보이니까 안좋은 평보다는 좋은 평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했다. 여튼, 내게 오근언의 첫 인상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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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제의 친모



<호란전>을 보고나서 알게 된 사실, 진시황제 친모 이름. 이호란. 그러면서 궁그해졌다. 역사가 기록한 이호란의 이야기가. 중알못인 내가 중국어로 적힌 중국 역사책을 읽을 수 없으니, 누군가가 해석 해놓은 역사를 참고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찾아본 이호란의 이야기는 꽤 흥미로웠다. 그 흥미로움을 담은 드라마 <호란전> 역시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지.

진시황제는 중국 역사상 대단한 인물이다. 처음으로 '황제'라는 호칭을 썼으니까. 그 큰 땅덩어리를 통일해 '진나라'를 세운 인물인데 오죽할까. 하지만 그당시에 대한 기록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당시 상황을 기록으로 남겼더라도 시간이 꽤 흘렀으니, 그 기록물이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없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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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당시의 기록도 후대에 의해 기록된 것이어서 '사실'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후대 사람에 의해 쓰여진 기록은 '승자의 기록'임과 동시에 '사실과 거리가 먼 기록'일테니까. 그래서 '카더라' 통신처럼 이호란에 대한 이야기들이 넘쳐 나는게, '이게 사실이야?' 싶은 기록들이 꽤 있었다. 이 기록을 <호란전>이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나는 재미있었다.

 

 


여불위와의 관계



<호란전>과 <연희공략>을 동시에 시청하면서, 오근언 뿐만 아니라 섭원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뭐,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배우 개인사까지 아게 되어 캐릭터 몰입도가 깨지긴 했지만 캐릭터로만 보자면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두 배우가 아닐 수 없다.

역사에 기록된 이호란과 여불위의 관계는 참으로 복잡하다. 이런 저런 말들이 난무하다. 이호란이 여불위의 첩이었다는 말도 있고, 무희였다는 말도 있다. 훗날 태후가 된 뒤에도 여불위와 이호란의 '음란'한 관계가 계속되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러나 <호란전>은 이러한 기록을 다른 시전에서 다르게 풀어내고 있었다.

드라마가 그린 이호란과 여불위의 관계는 새롭게 시작된다. 이호란은 조나라 승상이었나, 여튼 높은 벼슬 자리에 있는 이의 딸로 소개됐다. 아버지는 나를 위해 일했지만 가족을 위해 살지는 못했다. 아버지의 부재는 계모의 폭력을 묵인했고, 계모의 폭력은 이호란을 노예 시장으로 이끌었다. 노예 시장에 팔려온 이호란은 여불위 눈에 띄었다.

 


역사와 다르지 않은 것은 여불위와 이호란의 감정이다. 애첩이든 무희였든 여불위와 이호란의 사이는 남달랐다. <호란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욕말을 위해 서로가 필요했던 두 사람은 더 없이 좋은 파트너였다. 티격태격하며 보낸 시간이 늘어갈수록 여불위는 이호란을 마음에 두게 됐고, 이호란 역시 마찬가지였다.

정인으로 서로를 대하게 되면서부터 나는 이 둘의 로맨스를 조용히 응원했다. 표현에 서툰 여불위가 답답하긴 했지만, 그래서 매번 좋은 기회를 말아먹는게 화가 났지만, 그리도 언젠가는 행복한 결말을 맺을거란 기대를 버릴 수 없었다. 역사가 스포여서, 둘의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면 안됐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들을 응원했다.

 


진시황제의 친부



이호란과 여불위의 관계는 결국 이호란의 아들인 진시황제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역사는 말한 것과 같이 승자의 기록이기에, 훗날 쓰여진 기록은 누군가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호란전>이 호란전이 까닭은, 또 다른 기록이 누군가에 의해 어떻게 다르게 기록될 수 있는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여불위의 첩이자 무희였던 이호란은 영이인에게 보내지기 전에 이미 여불위의 아이를 가진 상태였다고 한다. 이 기록에 따르면, 진시황제는 영이인의 핏줄이 아닌 여불위의 아들이된다. 핏줄의 의심.

<호란전>은 이 역시 다르게 보고 있다. 여불위와 이호란은 계속 타이밍이 어긋난다. 살기 위해 영이인과의 가짜 혼인을 선택한 이호란은, 언제나 자신에게 진심인 영이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그리고 가짜 결혼 생활 중에 진짜 아이를 임신하게 된 이호란은 그 아이의 아버지가 여불위가 아닌 영이인임을 분명히 했다. 그렇게 <호란전>은 진시황제 핏줄 논란을 단번에 정리했다.

 


노애의 등장



이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호란, 여불위, 영이인, 진시황제 외에도 다른 인물이 등장하는데 바로 노애다. 노애에 대한 이야기도 다양하다. 부풀어진 이야기. 소문에 소문이 더해져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탄생했다고 해야 할까.

<벌거벗은 세계사>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다룬 적이 있는데, 태후가 된 이호란은 여전히 여불위를 불러 사랑을 나눴다고 한다. 이런 이호란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사통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여불위는 노래라는 가짜 환관을 이호란 곁에 뒀다고. 이후 이호란은 남성성 강한 노애의 매력에 푹 빠졌고, 그와의 사이에서 아이를 낳고 더는 여불위를 찾지 않았다고 한다.

이러한 기록만 봐도 정말, 너무 이호란이라는 인물이 문란하고, 그런데 호란전은 이러한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식으로 퍼졌는지에 더 집중하고 있는 듯 찬찬히 의문으로 남아있는 퍼즐 조각을 맞춰나갔다.

노애는 한나라 공주 경화의 동생으로 처음 호란전에 등장한다.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기 위해 경화 공주와 안면이 있는 이호란에게 부탁을 한 것. 경화 공주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이호란은 노애를 자신의 처소에서 지내게 하며 그를 친동생 못지 않게 살뜰히 챙겼다. 노애가 이호란에게 품은 감정은 존경, 그리고 어쩌면 사랑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그런 결말을 맞이했지만, 그 마음이 진실했던 순간이 분명 있었으리라 나는 믿는다(..?)

 


이호란이 노애와 사통했다는 것은 호란전에서는 다르게 그려진다. 아들이 천하를 통일하고 진나라의 유일한 황제가 되기를 누구보다 바랐던 이호란은 당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여불위를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 그를 위해 노애를 이용했고, 그를 총애하며 파격적인 승진으로 단번에 노애라는 이름을 만백성에 알리는데 성공했다. 아들은 어머니를 의심했지만 어미의 마음은 한결 같았다.

그러다 보니 이호란과 노애 사이에서 나온 두 아이의 존재고 해명이 필요했다. 호란전에서 두 아이는 이호란의 배에서 나온 아이가 아닌, 진시황제의 이복동생의 핏줄로 설명했다. 부모의 죄, 그것이 곧 이 아이들의 죄가 아니라 생각했던 이호란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아들로 입양한 것.

 


역사와 다른, 결말에 대해



이렇게 호란전 결말까지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호란전에서 여불위와 이호란의 사통이 등장한 것은 소문에 의해서였다. 두 사람과 적대관계에 있던 이들이 둘을 제거하기 위해 이같은 소문을 퍼뜨린 것. 물론 태자였던 정이의 정통성을 의심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아들을 태자 자리에 앉히려던 어미의 검은 속내까지 더해져 소문은 일파만파 퍼졌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식이면 역사가 기록한 이호란의 모든 이야기가 소문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고.

혼란스러웠던 시대였다. 적을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 그런 상황에서 적을 깎아내리는 소문은 치명적인 공격이었을 것이다. 특히나 이호란은 더더욱 그런 공격을 집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조나나 출신이었고, 재상 여불위의 보호를 받았으며, 조나라의 볼모로 잡혀갔던 영이인의 생명의 은인이자 하나뿐인 내사랑이었으니까. 모든 후궁을 내보내고 유일한 황후로 어린 아들을 대신해 섭정했던 태후였기에.

모든 것이 소문에 불과했더라면, 어떤 이유로, 또 어떻게 소문이 만들어졌는지도 생각해야 하는데 호란전의 이러한 이야기가 나에게는 꽤나 설득력 있게 그렸다. 다만 아쉬운 것은, 여불위와의 관계다. 진나랑 왕이었던 남편은 일찍 이호란만 두고 세상을 떠났다. 진나라 태후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호란 역시 여불위를 곁에 두고 못다한 사랑을 나눌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둘의 러브라인이 해피엔딩을 맞이하길 누구보다 바랐다. 노애의 기록은 드라마에서 보여준 이호란과 너무나도 거리가 멀었기에, 그럼에도 여불위와의 관계는...무척이나 아쉽다고.

 


여불위의 사랑



여불위. 처음에는 사랑이 아니었다. 자신의 야심을 채우기 위해 야망을 이루기 위해 필요했던 물건에 지나지 않았다. 제멋대로 구는 그 성질머리에 화가 나기도 했고, 결코 사랑이라는 감정을 가질 상대가 아니라 확신했다. 하지만 사람 관계는 한 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거고, 특히나 남녀 사이는 더더욱 알 수가 없듯 여불위 역시 이호란과 지내는 사이 조금씩 그에게 마음을 뺏았긴다.

처음에는 인정하지 않았다. 사도월이 계속 알려주지 않았더라는 그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을 끝끝내 알지 못했을지도 모를만큼 감정에 둔했다. 이호란의 마음을 얻은 뒤에는 거침이 없었는데 상인이라는 비천한 신분이 늘 그를 멈춰세웠다. 아버지의 죽음, 자신의 신분을 탓하며 이호란을 지키기 위해 더 높이 올라가려 노력한다. 권력을 손에 넣으면 이호란을 자신의 곁에 두고 지켜줄 수 있을 거라 믿으면서. 정작 이호란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채. 그러다 결국 영이인에게 이호란을 빼앗기고, 다시 찾아올 생각뿐이지만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여불위는 다시 이호란을 품에 안을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아쉽다. 나는 둘의 러브라인을 누구보다 응원했으니까. 이호란이 사랑한 이도 여불위라 믿었는데. 사실, 그 사랑에 확신을 주지 못하는 남자를 언제고 가슴에 품은 채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럼 점에서 여불위가 잘못했지. 신분을 탓할게 아니라 자신의 진심을 오롯이 전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어야지.

 

 


영이인의 사랑



진정한 승자가 아닌가. 조나라가 볼모로 잡혀가 있던 시절 처음 이호란을 만나고 사랑에 빠진 남자.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이호란이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대하기 했던 사람. 자신만을 사랑하는, 모든 일에 있우 자신이 먼저이길 바랐던 이호란이 찾고 있던 사랑. 영이인은 그 모든 것을 보여줬다. 믿게 했다. 가짜 결혼으로 이호란의 곁에 들어섰고 그의 마음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물론 진나라로 돌아오고, 왕이 된 후에는 여전히 이호란뿐인 마음을 들어내지 않고 숨기고 또 숨기며 한 나라를 이끄는 왕의 책임을 다하는데 집중했다. 그로인해 이호란을 실망시켰고 그와의 관계는 점점 더 멀어졌지만, 여전히 사랑하기에 여불위와의 관계를 의심하고 그를 경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신이 죽은 뒤에는 이호란이 자신을 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를 증오하게 했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람이 되었다.

속을 알 수 없는 인물. 그러마 누구보다 따뜻했던 사람. 모든 것을 잃었기에 이호란 하나만을 사랑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의 영이인과 이호란의 러브라인을 잠시잠깐 응원했던 때도 있다. 그러나, 그가 이토록 철저하게 이호란 마음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웠다는 걸 알고나서는 무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을 평생 그리워하며 사느니 그냥 여불위와 행쇼 하세요-, 이 마음이 점점 더 커지더라는

 


이호란의 마음



그 시절 이토록 매력적인 여인이 있을까. 여불위와 영이인의 마음을 모두 사로 잡았던 이호란. 초반에는 여불위를 사랑했다. 옛정인이 돼 버렸지만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날 만큼 여불위와의 평생을 희망했다. 하지만 여불위는 권력을 향한 야망으로 가득했고, 이호란이 보기에 그는 자신보다 권력이 더 중요한 이였다. 단 하나의 사랑을 바랐던 이호란 눈에 여불위는 그저 권력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심가였다. 사랑에 목숨을 걸 이가 아니었다. 그러한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졌고, 자신의 기분은 생각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여불위에 점점 더 마음이 멀어져 간다.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능성이라도 남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단 하나의 사랑은 영이인에게도 요구됐다. 조나라에서 진나라라, 모든 것이 달라졌다. 영이인이 죽던 날, 이호란이 말했던 것처럼. 이호란은 후궁을 들이고 그에게서 아들을 얻은 자초에 실망한다. 배신감을 느낀다. 진나라에서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자초는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을 이야기하지만 이호란의 상처는 쉬이 아물지 않았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곧 죽을 거라는 걸 알았던 자초는 아들 정이에게 진나라를 맡기기 위해 어린 아이에게 혹독하게 굴었다. 이를 지켜보는 어미의 마음은 한 없이 아프기만 했다. 왕권에 대항하는 반대세력을 잠재우기 위해 자초는 이호란을 이용했고, 그를 멀리하고 모질게 굴며 기회를 엿봤다.

훗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이호란은 자초 역시 여불위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상심한다. 물론 여불위만큼 자초도 보통이 아니었다. 이호란을 사랑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컸기에, 자신이 죽은 뒤 이호란이 다시 여불위와 만남을 이어갈까 걱정이 돼 그에게 증오심을 안겨줬고 증오의 마음으로나마 자신을 잊지 않고 오랫동안 기억하길 바랐다. 그의 바람은 적중했고 호란전에서 이호란은 영이인을 가슴에 품고 그를 영원히 사랑하는 한 여인으로 마무리됐다.

사실, 아들 정이가 태어나고 이호란에게 있어 유일한 사랑은 영이인도 여불위도 아니었다. 그의 아들. 그렇기에 그는 진나라 황실에서 그 모진 고초를 멸시를 받으면서도 버텼고 영이인에 배신감을 느꼈음에도 그 곁을 지켰다. 여불위의 끊임없는 구애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까닭도 그에게 남자와의 사랑은 중요하지 않았고 자신의 삶을 지키는 것, 그리고 아들 정이를 위한 천하를 지켜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호란전을 다 본 지금에야 그의 마음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 보여서 역사가 기록한 이호란이 얼마나 억울할까 싶기도 하고. 무엇이 진실인지 우리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호란을 바라보니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공주 아 그리고 자혜



이만큼 짠내나는 커플은 또 없을 것이다. 조나라 공주 아가 영이인을 만나기 전에 자혜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보는 내내 그런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던. 조나라에 인질로 잡혀 있던 영이인에 반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정도로 그를 사랑했던 공주. 자신의 마음을 알면서도 그 마음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손에 잡히지 않는 영이인에 더욱더 빠져들었던 그다. 결국에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채 조나라를 떠나야 했던 공주. 공주의 신분도, 자신도 이름도 버린 채 말이다.

그러다 진나라 승상인지 누군지의 딸을 만났고, 그를 죽이고 신분을 세탁해 자혜의 곁을 차지하게 됐는데. 여전히 자신은 자초를 사랑하고 있다며 자혜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고 밀어내기만 하는데. 나중에는 뭔가 질투도 하고 그러는게 참 안쓰럽더라는. 자신의 마음이 누굴 향하고 있는지 제대로 바라만 봤더라도, 자혜 사이에서 가진 아이를 그렇게 허망하게 보내지는 않았을텐데. 자혜가 죽고 나서야 그 마음이 사랑이었음을, 그 감정이 사랑이었음을 깨닫기까지 정말로 오랜시간이 필요했던 걸 보면 부모의 탓도 크다는 생각이 들어 자꾸만 자꾸만 불쌍해져서 맴찢.

 


이외에도 은소춘과 일공자, 그리고 백중의 러브라인도 있는데. 이건 은소춘의 마음이 누굴 향해 있는지 가늠이 안되어서. 사실 정리하다보니 귀차니즘이 발동 //ㅅ //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어린시절부터 함께한 은소춘과 일공자는 서로의 미래를 함께하기로 다짐한다. 하지만 일공자 모친의 죽음에 은소춘이 관여돼 있다는 사실을 안 일공자가 은소춘의 손을 놓아버리고, 둘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함께할 수 없는 운명임을 깨닫고 이별한다. 이후 은소춘은 이호란과 함께 진나라로 오고 그곳에서 백중과 만나게 된다.

조나라 백성을 죽음으로 몰고간 장군의 아들, 백중을 달가워하지 않지만 백중은 그런 은소춘을 자신의 곁에 둔다. 티격태격하면서 정분이 난 케이스랄까. 하지만 백중은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고간 여불위와 이호란을 미워했고, 그들을 향해 칼을 겨누려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은소춘이 그에게 역공을 퍼붓는다. 백중은 그에게 마음을 줬는데, 돌아오는 건 차갑고 날카로운 칼날이었다. 개인적으로 은소춘을 따뜻하게 보듬어줄 사람과 사랑했음 했다. 백중은 너무 권위적이고, 가부장적이고, 과격하고, 싫어 ''ㅅ'' 그래서 더더욱 응원하고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진시황제의 여인



<호란전>을 보기 시작하면서 여불위와 이호란의 관계가 참으로 흥미롭다 생각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호란의 아들, 훗날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제'에 궁금증이 생겼다. 만리장성을 쌓고, 불로장생을 꿈꿨던 진나라의 황제. 역사로 배운 진시황제, 중국드라마에서는 사연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점이 중국드라마를 계속해서 보게 만드는 것 같은데. <호란전> 말미에는 진시황제의 모습이 꽤 많이 그려졌다. 어린 나이에 왕이 된 아들을 대신해 나라를 다스리던 태후, 이호란. 그 곁을 지키던 여불위와 커져 가는 여불위의 세력을 방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노애라는 인물을 총애에 권력의 균형을 잡으려 했던 이호란의 모습이 조금은 답답하지만 꽤 잘 그려졌다.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으니, 보는 이는 답답할 따름이지만.

앞전에 다른 드라마를 봤다. 진시황제가 사랑했던 여인, 려귀인인가. 이 드라마에서도 그 여인이 등장한다. 기록에는 진시황제의 여인에 대한 기록이 없다고 한다. 진시황제, 황제라는 칭호를 썼지만 황후가 누구인지 기록돼 있지 않다고. 이를 두고 많은 말들이 나오는데, 어머니가 그러하여 여인을 믿지 못하게 됐다는 말도 있고.

<호란전>에서는 처음으로 사랑했던 여인을 잃고 난 뒤 그 여인 외에 누구도 황후 자리에 앉히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다. 진시황제가 어떤 인물이었는지 내가 알 길은 없지만, <호란전>에서 보여진 진시황은 난폭하긴 해도 처음 사랑에 빠진 여인을 가슴 깊이 새기고 오랫동안 기억할 그런 남자로 보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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