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봤다. 일단 다른 중드보다 회차가 적다고 해서 보기 시작했다. 41부작. 정말 짧다. 41부작도 이제는 짧은 편에 속하는 걸 보니, 중드에 익숙해지긴 많이 익숙해진 모양이다. 답답함을 자아내는 이야기는 사실 엽응지가 귀비로 봉해지고 나서부터 시작했는데 후반부에는 더더욱 그 답답함이 가중된다. 진짜 반령아가 귀비로 봉해지고 나서는 내가 <봉혁>을 계속 보는 게 맞는 건가 고민까지 하게 되었다는.
<봉혁> 마지막회까지 다본 지금, 다시금 드라마 정리를 해보려 한다. 흐흐. 진짜 이 드라마는 애증의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엽응지와 위광의 러브라인을 응원하던 1인, 러브라인이 가망성 제로에 가까워질 수록 점점 더 <봉혁>을 보기 힘들어졌다고 합니다 (.. 또르륵)
볼 때마다 너무 예뻐서, 아 중국 배우는 너무나도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많구나, 싶어서 볼 때마다 감동. 진짜 매번 새로운 드라마로 새로운 배우를 발견하는 재미가 상당하고, 한 번 알게 된 배우를 다른 드라마서 보면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하게 돼 재미있고. 끊임없이 새로운 재미를 알게 돼 중드의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다고. 중국어 얼른 배우자 (!!)
엽응지는 기예단 출신이다. 자신들을 죽이려는 랑곤 일당을 피해 어쩌다 보니 궁녀가 돼 입궁하게 된 엽응지는, 황후 곁에 있어야 한다는 위광의 말을 기억하고 황후 옆에 남을 방도를 모색한다. 그렇게 엽응지는 사랑하는 위광과 궁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차라리 궁에서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걸, 이런 후회를 하게 만드는 드라마가 바로 <봉혁>이다. 진짜 너무 답답이들.
사람 좋은 엽응지는 궁에 들어와서도 궁녀들의 생활 개선을 위해 앞장선다. 목표는 오직 '타도하자, 랑곤'. 절대 권력인 황후와 그의 오른손이었던 랑곤을 처단(?)하는 것이 궁에서 그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인 것처럼 몰두했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위하기에 엽응지는 모두의 신임을 얻고 궁녀들의 진심어린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된다. 그런 엽응지를 황제마저 마음에 품게 되는데. 여기서부터였을까, 엽응지의 러브라인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 게. 정말인지 황제 짜증나.
엽응지는 위기 상황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런 인물이었다. 늘 위기를 기회로 바뀌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위기는 곧 기회였기에, 엽응지는 주저 앉지 않았고 외려 더 꿋꿋하게 일어나 앞으로 나아갔다.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여자가 관리가 돼 민생을 돌봤고, 귀비로 봉해지고 황제의 총애를 받았다. 대삼을 입은 뒤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게 된 엽응지는 '사랑'보다는 '백성'을 위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귀비의 자리에서 백성을 돌볼 수 있는 노력을 다했다.
가끔,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백성을 위해 이런 선택을 한다고 말할 때마다 속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뭐 그렇게 엽응지가 성장할 수만 있다면(??) 이미 위광과의 러브라인은 이렇게 끝났음을 나는 알고 있었으니깐.....둘은 이어질 수 없고, 달달한 러브라인을 더는 볼 수 없음을 알았응께.
위광. 진짜 독보적인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엽응지가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위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생각하는데. 정말인지 지략도 뛰어나고 무술 실력도 뛰어나다. 책사로서도, 무사로서도 제 소임을 다하는 인물인데. 그러다보니 황제의 미움을 받기 일쑤였다. 진짜. 황제가 문제야, 문제.
위광은 엽응지를 사랑한다. 자신이 죽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도망치는 대신 엽응지 옆에 있는 것을 택했다. 그러면서 늘 죽을 위기에 놓였고, 황제의 의심을 받으며, 죽음이 코앞에 있는 전장에 불려나가 전쟁을 이끌고 승리를 쟁취하며 민심을 얻었다. 그럴수록 더더욱 황제의 미움을 받았다. 진짜 어쩌라는 건지(..) 잘해도 싫고, 못해도 싫고, 곁에 둬도 싫고, 다른 사람 곁으로 보내는 것도 싫고, 황제는 정말 사라져라(??)
엽응지를 향한 마음은 날이 갈수록 더 깊어져서 문제. 그림자로 서로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었기에. 사랑한다는 그 마음을 전하는 것도 힘든 두 사람을 보는 건 정말인지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위광의 달달한 꿀떨어지는 눈빛을 볼 때마다, 작가님아 이제 그만하고 엽응지를 위광에게 돌려주라고, 이런 소리를 몇번이나 입밖으로 내뱉었는지 모른다.
황제가 반령아에게 마음을 주었을 때도, 아 이렇게 황제의 마음이 반령아에게 떠났으니 엽응지를 내쳐도 되지 않는가(? 이러면서, 얼른 위광과 엽응지가 궁을 떠나 행쇼했음 했는데 그런 결말을 보지 못했다. 정말인지 <봉혁> 마지막회는 '우리 엽응지는 잘 성장했습니다'로 마무리 돼 버려서, 러브라인을 응원했던 나는 너무나도 슬펐다고. 이런 결말을 보고자 끝까지 <봉혁>을 붙잡고 있던 건 아니었는데 말이여.
<봉혁> 초반부에는 정말인지 짜증나는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랑곤이다. 악의 축을 담당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황후의 신임을 등에 없고 온갖 나쁜 짓을 일삼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정'이 가는 인물이기도 했는데, 중간 중간 불쑥 튀어나오는 허술한 모습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나쁜 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생긴 것도 그때부터였는지도.
그렇다 *스포 랑곤에게는 사연이 있었다. 원래 랑곤의 진짜 이름은 랑곤이 아니다. 오래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화양홍이었다. 의원이었던 그는 심장병을 앓고 있던 젊은 날의 황후를 치료해준 이였다. 하지만, 후궁들의 질투와 시기로 화양홍은 누명을 쓰고 랑산에 버려졌고, 늑대떼에 물려 죽었다. 이것이 화양홍의 최후에 대한 기록. 하지만 화양홍은 랑산에서 죽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살아나 랑곤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궁에 들어오게 됐다는 것.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지만 <봉혁>에는 이보다 더 말도 안되는 일들이 가득하니, 이정도는 웃으면서 넘길 수있지(..)
이러한 전말이 공개되고 나서, 랑곤은 갑자기 '착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의 악행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고, 더는 악행을 일삼지 않았으며 황후를 지키기 위해, 또 위광에게 따거로 불리며 엽응지와 손잡고 나라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들키지 않아야 할 과거가 있다는 건 언제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 랑곤=화양홍이라는 사실은 툭하면 그를 공격했고, 위험에 빠트렸다. 진짜 너무들 하네.
개인적으로 위광과 엽응지의 럽라를 응원했듯이, 랑곤과 황후의 럽라를 응원하기도 했다. 플라토닉 사랑이, 정말 짜증(?) 났는데. 둘 중 한명이라도 조금만 더 적극적이었음 좋았겠다, 아쉬움이 남기도 했는데. 특히나 황후의 죽음...그 죽음의 순간 랑곤이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너무 슬펐고, 이렇게 이뤄지지 않는 사랑이라니, 너무나도 잔인하지 않은가 싶어서. <봉혁> 작가님이 또 한 번 원망스러웠다. 진짜. 다음 생이 있다면 황후의 말처럼 9번 다시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랑곤과 행쇼했음 좋겠다고.
랑곤과 마찬가지로 <봉혁> 초반에는 정말 짜증났던 인물이었다. 어쩜 이렇게 밉상 황후의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은 있어 보이는 황후라 관심이 생겼는데. 황후에게도 사연이 있었던 거지. 바로 화양홍과의 과거. 어린 나이에 황후가 된 그를 유일하게 웃게 해준 이가 화양홍이었고. 황제는 점점 많은 여인을 거늘이고, 황후의 처소에는 발길을 끊었고. 구중궁궐, 넓디 넓은 궁에서 황후에겐 화양홍뿐이었던 것. 그런 화양홍의 죽음은 황후에게 큰 슬픔이 되었고 이후 독한 황후가 되어 버렸다는 것인데. 흑흑 (ㅠㅠ)
황후는 사람을 믿지 않았다. 언젠가는 자신을 떠날 거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언니동생하던 이들도 황제의 총애를 받으면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등을 돌리고 날을 세우고 칼을 겨누려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기에. 그래서 처음 엽응지가 다가왔을 때로 예민하게 반응했다. 밀어내기 바빴다. 하지만 엽응지는 진심으로 황후를 대했다. 처음에는 목적이 있었지만, 이후 그가 보인 마음은 하나부터 열까지 진심이었다. 그렇게 둘은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진짜 이 둘의 케미도 <봉혁>을 보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는데, 서로가 서로를 지키려 애쓰는 모습은 물론이고 걱정하는 마음이 너무나도 따스했기에.
와, 진짜 <봉혁>에서 지워야 하는 인물이 있다면 황제가 아닐까. 황제는 진짜 혼군이 맞아. 정치적인 능력이 1도 없는데 그 자리에 앉아 있으니까. 누나와 동생의 행동은 인정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황제가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처음, 엽응지를 위기에서 구해주고, 오랫동안 엽응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그래도 '오, 멋있는데?' 생각했는데 볼 수록 이건 아니잖아요 (..) 진짜 혼군!!!!!!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봐 달라고 애원할 때, 그 진심이 너무 따뜻해서 밀어내기만 하는 엽응지가 밉기도 했는데. 그 마음이 이렇게 쉽게 불씨를 잃고 사그라질 줄 누가 알았을까. 그럴거면 위광한테 보내주라고 이 나쁜 혼군아!!!!! (..) 진짜 이런 마음으로 후반부 <봉혁>을 봤던 것 같다. 어쩜 이런지.
반령아. 황제 이야기를 하면서 반령아 이야기를 하려 한다. 진짜 이런 캐릭터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초반 엽응지 옆에 달라붙으려 하는 반령아가 짜증 났는데 후반부에 이런 배신감을 안겨줄 줄, 어쩌면 그때부터 우리는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엽응지의 죄를 덮어주기 위해 귀비가 돼버린 엽응지도 불쌍한데, 그런 과거는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황제의 총애만 받으려고 위광과 엽응지 관계를 이용하고,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고, 거짓말을 일삼는 모습을 볼 때마다 진짜 화딱지가 나서. <봉혁> 왜이래??? 작가님 미쳤어여?? 'ㅅ' 하게 되더라는.
또 그런 반령아의 진짜 모습을 보지 못하고, 달콤한 말에 취해 흔들리는 황제를 볼 때마다, 와 그냥 저들의 역모가 성공했음 좋겠다 바라기도 했다는. 진짜 <봉혁>은 고구만 백만개 선물해준 드라마인데 그 고구마의 대부분은 황제랑 반령아가 준 듯.
잘생긴 서정계 배우의 꿀떨어지는 눈빛을 마음껏 감상하게 해준 드라마. 진짜 허리띠(?)에 두 손 올려 놓고 있는 모습은 볼 때마다 행복하다고. 또 하홍산이라는 배우의 귀여운 매력을 알게 해준 드라마이기도 한데. 아이섀도우 어떤 거 쓰세요? 진짜 느므느므 예쁘다고. 귀엽기도 얼마나 귀여운지.
<봉혁>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색감이 정말 예쁘다. 색 조합을 보는 재미도 상당한데, 그래서 다른 드라마와 달리 쨍한 느낌이라 개안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는. 이제 끝났으니 등륜 드라마 닥본사 해야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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